맛의 비결은 재료의 보관에서부터

2007. 1. 18. 04:07백두산 차&음식 이야기/음식& 동의보감

맛의 비결은 재료의 보관에서부터

상한 음식도, 과일의 향기도 미생물이 관리한다



음식은 세균·효소·곰팡이 등의 성장과 공기·빛·산소 등의 자연작용에 의해 부패된다.
음식의 저장기간을 보면 하루 21℃를 기준으로 생선·닭고기·어육·채소는 2일, 과일은 7일, 곡류·건조 과일류는 1년 정도로 음식마다 저장하는 기간이 다르다.

음식은 저장하는 방법과 기간에 따라 변질되는 속도와 맛 그리고 영양상태가 달라진다.
지금부터는 음식을 저장하는 방법과 음식의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자.

음식과 미생물

미생물은 동물과 식물이 살아있는 한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손상되거나 죽어 저항력이 약해지면 서서히 접근하는 미생물.

예를 들어 건강한 젖소 뱃속에 들어있는 우유는 무균 상태지만 우유를 짜는 순간부터 미생물에 오염된다. 쇠고기는 도살되는 순간부터, 과일·채소·곡류는 껍질을 벗기거나 칼로 자르는 순간부터 오염된다. 달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닭이 알을 낳을 때 달걀껍질은 오물에 묻어 많은 세균에 오염된다. 하지만 달걀껍질이 오염된 것이지 달걀 속이 오염된 것이 아니니 씻어서 저장할 필요는 없다. 달걀을 물에 씻어 저장하면 얇은 막이 벗겨져 금새 부패되고 만다. 왜냐면 달걀 껍질의 얇은 막은 숨쉬는 구멍을 덮어 수분과 탄산가스 등이 밖으로 나가거나, 세균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미생물이 만드는 음식의 냄새

미생물은 음식의 색깔과 맛을 변하게 하는 동시에 냄새를 변화시킨다. 단백질과 질소 화합물을 분해해 불쾌한 냄새를 만들고, 지방질과 인지질을 분해해 비린내를 일으킨다. 그러나 미생물이 무조건 구역질나는 냄새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과일과 채소의 달콤한 향을 만드는 일, 우유의 독특한 맛을 내게 하는 일 등을 하는 것이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양가도 높여주고, 복잡한 화합물을 분해해 주기도 하니 무조건 미생물을 미워할 수만은 없지 않는가.

가열은 미생물을 없앤다

음식을 만들 때 가열하는 것은 음식의 맛을 부드럽고 맛있게 하는 것 이외에 미생물과 효소를 파괴하고, 저장기간을 연장해 주는 특징이 있다. 음식을 밀봉 가열해서 저장하면 미생물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8세기 프랑스가 전쟁을 하고 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 중에 이곳저곳을 옮겨 다녀야만 했던 나폴레옹 군대는 부패된 고기와 맛없는 음식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이때 나폴레옹은 음식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생각을 말하는 사람에게 포상을 하기로 했다. 이때 '니콜라 아뻬르'라는 군인이 음식을 용기에 담아 밀봉하여 가열하면 저장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통조림의 시초라 하겠다.

육류와 가열의 상관관계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요리할 때 가열을 하면 고기의 색소성분 중 단백질 성분이 없어지거나 고기의 색깔이 변한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는 꼭 가열을 해서 먹도록 해야한다. 왜냐면 아무거나 막 먹는 돼지의 식성 때문에 '선충'이라는 기생충이 내장에 침투해 살기 때문이다. 이 기생충은 돼지고기가 우리 식탁에 올라올 때까지 사라지지 않아 날로 먹는 사람들까지 감염시켜 버린다. 하지만 돼지고기를 튀기든, 끓이든, 볶든 간에 가열의 단계만 거치면 선충은 이내 사라지고 만다.

고기를 삶거나 구우면 근 섬유는 수축하고 질겨진다. 그러나 지방을 녹이면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바뀌어져 고기가 전체적으로 연해진다.

음식의 맛, 저장의 맛

냉장고가 등장하기 전 우리는 그저 햇빛 없는 그늘이나 시원한 물 속에 저장하는 것만이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길이었다. 그러나 냉장고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음식의 저장기간이 늘어났고 맛의 신선함을 살릴 수 있었다. 모든 음식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온도에 따라서 음식 성분이 달라지거나 색깔과 모양이 변하기도 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이 변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예를 들어 옥수수는 저장기간이 오래 될 수록 단맛이 감소한다. 또한 감자의 경우는 냉장저장 할 때와 실온저장 할 때의 성분이 달라 어떤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저장방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 즉 감자를 냉장 저장하면 전분이 당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감자를 이용한 단 음식을 할 경우엔 냉장 저장이 좋다. 그러나 튀김 종류의 색깔이 변하면 안 되는 요리를 할 때는 감자를 실온 저장해야 한다. 왜냐면 당이 갈변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며, 당 성분이 전분으로 합성되기 때문이다. 물론 사과와 배도 전분이 감소하고 당이 증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버터와 우유는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해주는 특성이 있어 냉장 저장하면 좋다.

장기 저장을 하려면

육류를 장기 저장하려면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을 하거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방습성 포장을 해주는 것이 좋다. 장기 저장으로 대표적인 버터, 마가린, 마요네즈, 케첩 등은 확실히 밀봉하여 수분의 건조와 미생물의 오염을 막는다. 또한 달걀은 식물성기름을 사용하여 껍질의 숨쉬는 구멍을 막아 변질을 막아주자. 하지만 달걀은 그때그때 먹는 것이 좋으니 장기 저장을 해야하는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빨리빨리 먹는 것이 신선함을 즐기기에 좋다.

냉장 저장의 단점

과일과 채소를 냉장저장 하면 불용성 단백질이 감소하는 대신 수용성 단백질이 점차적으로 부드럽고 물렁물렁하게 만드니 너무 오래 보관하는 것은 좋질 않다. 생선도 마찬가지다. 또한 바나나와 토마토를 냉장 저장하면 천연 숙성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빛깔을 탁하게 만든다. 빵은 실온 저장보다 더 빨리 눅눅해져 냉장 저장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동의 피해

과일과 채소를 얼렸다가 녹이면 조직이 파괴된다. 이때 파손된 껍질은 미생물의 침입으로 손상된다. 만약에 우유를 얼리면 '에멀젼'이라는 성분이 파괴되어 지방이 분리된다. 동결 또한 우유의 단백질을 변성시킨다. 동결된 제품을 저장할 때 반복해서 해동하면 제품에 큰 손상을 준다. 천천히 해동할수록 음식에게는 더더욱 치명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