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나무열매와나무

2006. 9. 19. 21:42백두산 본초 이야기/백두산 본초 도감

 

 

 

 

"항암효과가 뛰어난 가래나무

가을이면 강원도 깊은 산에는 가래 열매가 익어서 떨어져 땅에 뒹군다.  알맹이가 호도를 닮았는데 호도보다는 조금 더 작고 길쭉하게 생겼다.  돌멩이로 딱딱한 겉껍질을 깨뜨리고 먹어 보면 호도보다 맛이 더 고소하다.  가래나무 숲 아래서 잠시만 풀섶을 뒤져도 가래 열매를 한 자루 주울 수 있다.

강원도 깊은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은 가을철 가래열매가 익을 때가 되면 가래가 많이 달린 나무를 통째로 베어 눕히고 가래를 따서 모은 다음 풀을 덮고 그 위에 흙을 살짝 덮어둔다.  한 달쯤 지나면 풀과 떫은 가래 겉껍질이 속에서 발효되어 김이 무럭무럭 나는데 이때 가래 알맹이만을 골라 내에 광에 쌓아두고 겨울철 내내 까서 먹는다.  화롯불에 가래 열매를 올려놓고 2~3분 지나면 ‘피이~  피이~’ 하는 소리가 나면서 딱딱한 껍질에 금이 가며 김이 새어나온다.  그 때 낫끝을 금간 틈에 밀어 넣어 알맹이를 빼어 먹는다.  그 재미는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가래열매는 호도와 마찬가지로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등의 약효가 있으나 민간의학에서는 가래열
매보다는 가래나무 껍질을 추목피(楸木皮)라고 하여 약으로 더 많이 쓴다.  

악창과 종기에 좋은 가래나무
가래나무의 약효에 대해서는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맛은 쓰고 성질은 약간 차며 독이 없다.  토하고 구역질이 나는 것을 고치고 몸 속과 피부에 있는 온갖 벌레를 죽인다.  악창, 종기, 옹종, 치질 등에 고약을 만들어 붙이면 피고름이 잘 빠지고 새살이 살아나며 힘줄과 뼈가 튼튼해진다.  잎을 짓찧어 다친 상처나 종기에 붙이거나 달여서 피고름이 나오는 헌데를 치료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마른 잎을 달여서 쓴다.
 <범왕방(范汪方)>
에는 모든 종창과 옹종이 터지지 않은 데에는 가래나무 잎을 열 겹으로 붙이면 낫는다고 하였다.”

가래나무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설사를 멈추고 시력을 아주 좋게 하는 효력이 있다.  이질, 대하, 눈이 충혈된 것을 치료한다.  열을 내리고 습한 것을 없앤다.  5~15그램을 달여서 먹는다.  급성결막염에는 가래나무 껍질과 조릿대 잎, 황련을 달여서 먹거나 가래나무를 진하게 달인 물로 눈을 씻는다.

가래나무 잎은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잎에는 독이 있어 잎이나 껍질을 짓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중독되어 떠오른다.  농촌에서 살충제로 쓸 수 있다.

가래나무 열매는 위염이나 십이지장궤양 같은 경련성 복통에 효과가 좋다.  색깔이 푸른 덜 익은 가래나무 열매를 짓찧어 소주에 두세시간 담가서 찌꺼기를 버리고 거른 후 10~20밀리리터씩 먹는다.

가래나무 껍질은 항암 작용이 뛰어나다.  전에 발목 부위에 피부암에 걸린 사람이 가래나무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암 부위에 계속 바르고 조금 연하게 달여서 먹는 한편 가래나무 껍질과 잎을 짓찧어서 아픈 부위에 붙였더니 종양에서 진물이 계속 흐르다가 차츰 나았다고 했다.  이밖에 갖가지 암에 효과를 보았다는 사례가 있다.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가래나무 껍질을 대표적인 암 치료약으로 쓴다.  

가래나무 껍질은 만성 장염, 이질, 간염, 간경화증, 요통, 신경통, 무좀, 습진 같은 갖가지 피부병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나무껍질보다는 뿌리껍질을 쓰는 것이 더 좋으며, 독이 약간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무좀이나 습진, 황선 같은 피부병에는 고약을 만들어 바르거나 진하게 달인 물로 아픈 부위를 씻는다.

가래나무를 이용한 치료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질
가래나무 껍질 200그램, 가래나무 뿌리껍질 50그램, 두릅나무 껍질 100그램에 물 2리터를 붓고 12시간 동안 우려서 1.3리터의 추출액을 얻는다.  다음에 찌꺼기 전량과 가래나무 껍질 50그램, 두릅나무 껍질 100그램, 이질풀 400그램을 사흘 동안 약한 불로 달여서 700밀리리터의 농축액을 얻는다.  추출액과 농축액을 합하고 황백 가루 100그램, 고삼 가루 50그램, 두릅나무 뿌리껍질 가루 50그램, 창출 가루 600그램을 넣고 한 알의 무게가 1그램이 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4~5알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한 시간 전에 먹는다.

간염, 간경화증
가래나무 뿌리껍질, 다래나무 껍질, 두릅나무 껍질, 이스라지 나무 가지 각 1킬로그램, 창출 2킬로그램을 잘게 잘라서 섞은 다음 물을 20~30리터 붓고 서너 시간 동안 10리터가 될 때까지 달인다.  그런 다음 이것을 걸러서 끓여 600그램의 물엿처럼 만든다.  여기에 전분이나 인진쑥 가루를 섞어 한 알이 2그램이 되게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만성 간염에는 한 번에 두 알씩 하루 세 번 밥먹기 한 시간 전에 먹는다.  간경화증에는 한 번에 세 알씩 하루 세번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3~7일 뒤부터 좋아지기 시작하여 차츰 모든 증상이 좋아진다.

요통
가래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자른 것 10킬로그램을 물 30리터에 넣고 솥에서 천천히 달이고 졸여서 1.2~1.5킬로그램의 가래나무 엿을 만든다.  이것을 여러 겹의 천에 얇게 바른 다음 아픈 곳에 붙이고 붕대를 감는다.  하루 걸러 한 번씩 5~10번 붙인다.  갑자기 생긴 요통에 거의 100퍼센트 효과가 있다.

황선
가을철에 채취한 가래나무 열매 생껍질 2킬로그램, 가래나무 잎 500그램, 가래나무 껍질 300그램을 깨끗한 물로 씻고 일주일 동안 햇볕에 말린 다음 잘게 썰어서 60도의 물에 한 시간 동안 담가 두었다가 찬물로 다시 씻는다.  솥에 물을 20리터 붓고 위의 약재를 넣어서 열두 시간 동안 약한 불로 천천히 달여 절반이 되면 천으로 거른다.  이것을 다시 솥에 넣고 18시간 정도 달여 물엿처럼 되면 퍼서 도자기 그릇에 담아 놓고 쓴다.  머리에 바를 때는 머리를 짧게 깍고 비누로 씻은 다음 5퍼센트 석탄산 솜으로 소독하고 2~3분 뒤에 다시 요드팅크로 소독한 후 5분 지나서 가래나무엿을 바른다.  그 위에 소독한 천을 대고 두껍게 덮은 다음 싸맨다.  이틀에 한 번씩 바른다.

가래나무 한눈에 보기
과   명: 가래나무과
생약명: 추목(楸木)
속   명: 가래나무
분포지: 중부 이북의 깊은 산 속이나 계곡가
개화기: 4월
꽃   색: 황록색
결실기: 9월
열   매: 호도와 비슷하지만 속 알맹이가 둥글다.
높   이: 20~25미터 자라는 잎지는 큰키나무
채취시기: 껍질은 봄철 물이 올랐을 때나 가을에 채취하고 열매는 가을에 거두어 들인다.
가공법: 열매는 햇볕에서 말리고 껍질은 잘게 썰어서 그늘에서 말린다.
약  효: 갖가지 암, 무좀, 설사, 피부병, 습진, 신경통, 요통, 관절염 등


한국본초도감(안덕균, 1998년 교학사, 378면)


"핵도추과(核桃楸果)
가래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 Maxim.)의 열매이다.  위염, 복통의 효능이 있어 위염, 위 십이지장 궤양, 위경련으로 인한 복통에 열매의 껍질을 3주일간 소주에 담갔다가 여과한 액을 성인은 1일에 10~15밀리리터씩 복용한다.  성분은 지방유 40~50퍼센트, 단백질 15~20퍼센트, 당,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다.  약리작용에서 혈당치를 현저하게 내린다."

 약초의 성분과 이용(문관심, 1984년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99년 남한 일월서각 복각, 166~167면)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 Maxim.)
다른이름: 가래토시나무, 추목
식물: 높이 25~30미터 되는 잎지는 큰키나무이다.  잎은 깃겹잎이고 쪽잎은 타원형이며 톱니가 있다.  봄철에 꽃이삭이 내려드리우며 작은 꽃이 핀다.
북부와 중부의 산기슭,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뿌리껍질(추목피): 봄과 가을에 뿌리껍질을 벗겨 말린다.
성분: 잎, 어린가지, 열매껍질에는 알칼로이드 반응이 있는데 이것은 5-히르록시트립타민으로 생각된다.  또한 사포닌, 탄닌질, 정유가 있다.  열매껍질의 알칼로이드 함량은 0.03퍼센트이다.

신선한 잎에는 1.720밀리그램퍼센트의 아스코르브산, 뿌리껍질에는 유글론과 그 유도체, 5.1퍼센트의 탄닌질이 있고 열매껍질에는 14퍼센트의 탄닌질, 속씨에는 50퍼센트의 기름이 있다.  잎을 수증기 증류하여 0.06퍼센트의 정유를 얻는다.  또한 잎에 쿠에르세틴, 이소쿠에르세틴, 열매껍질에 히드로유글론이 있다.

작용: 탄닌질에 의한 수렴작용과 항염증작용이 있다.  또한 포도알균, 폐렴막대균, 대장균, 적리균에 대한 억균작용이 있는데 이것은 뿌리껍질에 들어 있는 유글론 성분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응용: 열매팅크는 작은 창자를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으며 잎은 포도당의 섭취 능력을 높여주는 작용이 있어 당뇨병에 쓴다.  동의치료에서 껍질을 악창, 머리의 상처, 뾰루지몰림, 급성세균성 적리에 쓴다.

민간에서는 열매를 달여 설사, 입안염에 입가심한다.  속씨는 벌레떼기약, 설사약, 기침약으로, 씨기름은 피부병에 쓴다.  열매껍질에는 히드로유글론이 있어서 피부병과 상처 아무는 데 쓴다.  껍질을 달여서는 류머티즘, 태선, 습진에 쓴다."

(자료 모음/ 약초연구가 전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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