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액서례[湯液序例] : 구리와 쇠를 꺼리는 약[忌銅鐵藥]

2007. 4. 11. 23:47[동의보감]/탕액편(湯液編)

대체로 약에 구리와 쇠를 꺼려야 하는 것은 간기(肝氣)가 그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득효].

○ 황백, 지황 같은 약들은 다 쇠그릇[鐵器]에 넣고 찌거나 가루내지 말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약들은 다 신경의 약[腎經藥]이다. 전중양(錢仲陽)이 “신(腎)을 보(補)할 수는 있느나 사(瀉)할 수는 없다. 또한 허할 때에는 그 어머니격인 것을 보하고 실할 때에는 그 아들격인 것을 사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쇠그릇을 쓰지 말아야 간목(肝木)을 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간이 약해지면 그 어머니격인 신이 허해질 우려가 있다. 이외에 다른 뜻은 없다[정전].

○ 뽕나무뿌리껍질(상백피)은 쇠와 연을 꺼리는데 뽕나무가지도 마찬가지이다.

○ 뽕나무겨우살이(상기생)는 쇠를 꺼리므로 구리칼로 썰어야 한다.

○ 지황은 구리나 쇠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만약 구리나 쇠에 닿았던 것을 쓰면 신기(腎氣)가 소모되고 머리털이 희어진다. 그리고 남자는 영기(榮氣)가 상하고 여자는 위기(衛氣)가 상한다.

○ 쇠에 닿았던 석창포를 쓰면 토하고 구역이 난다. 그러므로 구리칼이나 참대칼로 썰어야 한다.

○ 익모초는 쇠를 꺼린다. 그러므로 은칼이나 참대칼로 썰어서 은그릇이나 사기그릇에 넣어 달여야 한다.

○ 모과는 쇠나 연에 닿지 않게 하고 구리칼로 껍질을 깎아 내야 한다.

○ 석류의 껍질, 잎, 뿌리는 쇠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 은조롱(하수오)은 구리와 쇠를 꺼린다. 그러므로 참대칼로 썰어야 한다.

○ 향부자는 돌절구에 찧어야 하고 쇠그릇에 닿지 않게 하며 구리칼로 썰어야 한다.

○ 꼭두선이뿌리( 根)는 쇠와 연을 꺼리기 때문에 구리칼로 썰어야 한다.

○ 현삼은 구리와 쇠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구리나 쇠에 닿았던 것을 쓰면 목구멍이 막히고 눈이 상한다.

○ 모란뿌리껍질은 캐서 구리칼로 쪼개고 나무심[骨]을 빼내야 한다.

○ 두충은 기와위에다 놓고 말리고 나무절구에 찧어야 하며 쇠를 꺼려야 한다.

○ 지모와 황백은 쇠그릇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 지모, 뽕나무뿌리껍질, 천문동, 맥문동, 생지황, 찐지황, 은조롱은 다 쇠그릇을 꺼리므로 참대칼로 썰어야 한다. 쇠에 닿았던 것을 쓰면 반드시 3가지 소갈증[三消]이 생길 수 있다.

○ 육두구는 구리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인동초는 쇠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 시호는 구리와 쇠를 꺼린다.

○ 몰식자는 구리와 쇠를 꺼린다.

○ 백마경(白馬莖)은 구리칼로 썰어야 하며 쇠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 용담초는 쇠를 꺼리므로 구리칼로 썰어야 한다.

○ 도노(桃奴)의 살은 구리칼로 발라내야 한다.

○ 골쇄보의 솜털은 구리칼로 긁어내야 한다.

○ 지골피는 쇠를 꺼린다.

○ 저령의 거먼 껍질(黑皮)은 구리칼로 벗겨버리고 써야 한다.

○ 여러 가지 뿔로 된 약을 법제할 때에는 소금을 쓰지 말아야 한다[본초, 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