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명약 산삼의 효능은 어디까지일까.
100년된 천종산삼의 실체를 취재한 6일 ‘SBS 스페셜’이 방송 사상 최초로 산삼의 효능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은 산삼 전문가와 심마니 등이 모여 산삼의 효능을 실험했다. 실험 방법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증류식 방법으로 약침을 놓자는 병원측 주장과 민간요법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심마니측의 의견을 고려해 두 방법 모두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약재 효능실험 경험이 많은 한방병원에서 약침에 사용될 증류액을 만들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증류액은 산삼을 100도 멸균 증류 후 2시간 30분 동안 증류한 다음 5일간 다섯 번 걸렀다. 증류액을 만든 한방병원의 원장은 “약침으로 효과가 있다면 대량적으로 추출할 수 있어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 같다”며 내심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험대상자는 지원자 중 당뇨 환자와 간염환자 각 두 명씩이었다. 약침 투여는 일주일에 두 번, 4주에 걸쳐 진행됐다.
투여 후 환자들은 “뚜렷한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 “상당히 좋아졌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실제 분석 결과 병에 따라 효능에 차이를 보였다.
당뇨 환자는 약침 투여 직후 혈당치가 낮아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만 차츰 혈당치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반면 간염의 경우 한 환자는 조금 호전됐지만 다른 환자는 악화됐다. 때문에 그 효능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두 번째로 민간요법으로 내려온 경구투여 방식이 이뤄졌다. 흙을 제거한 채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다. 이 실험에선 산삼과 장뇌삼의 비교도 이뤄졌다.
대상자는 약물 치료와 마찬가지로 당뇨환자, 간염환자 각 두명 씩이었다. 이 실험에선 증상마다 한 환자에겐 산삼을 다른 환자에겐 장뇌삼을 먹였다. 산삼과 장뇌삼과의 비교 때문이었다. 이때 심리적 영향을 고려해 환자들에겐 모두 산삼이라고 밝혔다.
섭취 한 시간 후 진행된 혈액 검사에서 당뇨 환자는 산삼과 장뇌삼 모두 혈당치가 급격하게 낮아졌다고 원래 수치로 돌아왔다. 이때 산삼은 원래 혈당치로 돌아오는 속도가 느려 장뇌삼에 비해 효능이 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간염 환자는 산삼과 장뇌삼 모두 그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산삼 효능을 완전히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실험을 진행한 한의원 원장은 “4주 정도의 결과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산삼 효과는 상당기간 지속하는 걸로 알려져 지속 기간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산삼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산삼을 애호하는 산삼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산삼에 대한 성분 분석, 크기, 모양 등 기준이 없이 무슨 산삼을 연구하고 국책을 세우냐”며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이를 통해 시중에 무분별하게 나도는 가짜 산삼이나 가격, 년수 등이 부풀려진 산삼의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방송은 장뇌삼이나 중국삼, 20년 이하의 산삼을 100년된 천종산삼이라고 속여 파는 일부 산삼업계의 실체를 드러나 왜곡된 산삼 시장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TV리포트 진정근 기자]gagoram@yahoo.co.kr